[별별기자단 팥빙수] 영화 <델마와 루이스>와 여성인권
최근 젠더갈등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여성 인권 신장과 성 평등을 주장하는 페미니즘 운동을 시작으로 남성 역차별 논란까지 등장하며 성별 간 혐오는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갈등의 시작이었던 여성 인권 문제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 기사는 전통적 가부장제로부터의 여성 해방을 그린 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소개하고 이 작품의 시사점을 설명함으로써 독자가 여성 인권 문제를 이해하는 것을 돕고자 합니다.
한 번쯤 현실적인 제약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삶을 꿈꿔본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영화 <델마와 루이스>의 매력적인 해방 서사에 금방 빠져들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 출처: 네이버영화 델마와 루이스 포토)
<델마와 루이스>는 1993년 개봉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작품으로, 배우 수잔 서랜든과 지나 데이비스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지나 데이비스가 연기한 인물 델마는 가부장적인 남편과 살아가는 여성입니다.
그녀의 결혼 생활은 자신이 집 안에만 있기를 바라는 남편에게 무시와 간섭을 당하며 여행도 남편의 허락을 맡아야 하는 등 남편에게 종속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주체성을 잃고 지내던 델마는 어느 날 친구 루이스와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처음으로 남편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떠나는 자유 여행에 델마는 매우 들뜹니다.
수잔 서랜든이 연기한 인물 루이스는 털털한 성격의 독신 여성입니다.
델마가 감정적이고 우유부단한, 사회적으로 이야기되는 ‘여성스러운 성격’에 부합한 인물인 반면, 루이스는 델마와 반대 성향으로 시원시원하고 결단력이 높은 성격입니다.
이렇게 성격은 다르지만 친구인 두 사람은 여행 중 한 클럽에 들리게 됩니다.
그런데 그 클럽에서 만난 한 남자가 델마를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하고, 델마가 계속하여 관계를 거부하나 남자는 강제로 관계를 하고자 합니다.
이 장면을 목격한 루이스는 그 남자가 델마와 루이스를 상대로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자
그 남자에게 “여자가 우는 건 재밌어서가 아니야”라는 말을 하며 그 남자를 총으로 쏘아 죽여버립니다.
이 대사는 영화 속 남자를 넘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루이스가 남자를 죽인 것은 ‘사이다’같은 행위였지만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살인범이 된 셈입니다.
이들은 경찰을 피해 국경을 건너 멕시코로 도망치기로 합니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멕시코까지 도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고, 그냥 경찰에게 먼저 자수하고 사정을 털어놓는 것이 형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여성을 둘러싼 사회의 위협과 억압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며 멕시코를 향해 나아갑니다.
(사진 출처: 네이버영화 델마와 루이스 포토)
그러나 두 사람의 여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우연히 만나 델마가 호감을 느끼게 된 남자는 두 사람이 멕시코까지 가는 데 필요한 돈을 훔쳐 달아납니다.
이로 인해 델마는 돈을 구하기 위해 마트에서 강도 행위를 하게 되고 그녀는 살인 혐의에 강도 혐의까지 얻게 됩니다.
평소의 델마라면 상상도 못할 행동이나, 어쩐지 델마는 일종의 해방감을 느낍니다.
그 해방감은 교통 단속을 하러 온 경찰을 총으로 협박하고 트렁크에 가둘 때도,
마주칠 때마다 성희롱 발언을 일삼던 트럭 운전기사의 트럭을 불태워 버릴 때도 델마에게 찾아옵니다.
델마는 범죄를 저지르는 순간에 항상 “나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죄송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습니다.
델마가 말했듯 그녀는 범법자가 되고 싶어서 된 것이 아닙니다.
성폭행을 시도했던 남자와 같이 춤을 췄었다는 이유로 ‘여자도 즐겼을 것이다’라는 시선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남편의 가부장적인 가치관과 행동을 참고 사는 것이 이상해 보이지 않는 사회에서 자유롭고 싶었던 것뿐입니다.
중간중간 두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고 돕고 싶어하던 남성 경찰이 있었지만
이미 사회에 대한 신뢰를 잃고 많은 상처를 받은 두 사람은 그 경찰의 손을 잡지 않습니다.
결국 델마와 루이스는 멕시코에 도착하지 못한 채 경찰에게 위치를 들키게 됩니다.
멕시코에서 새 삶을 살자는 두 사람의 꿈은 실현되지 못했지만, 그들의 여정은 결코 의미 없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깨어있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깨어있어 본 적이 없다고,
모든 게 달라 보인다는 그들의 말은 그들이 잠시나마 온전한 한 명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누렸고
이를 통해 불합리에 순응하지 않는 새로운 태도를 갖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새로운 태도를 갖고, 두 사람은 경찰에게 붙잡히기보다 손을 맞잡고 절벽을 향해 돌진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델마와 루이스의 여행은 그렇게 끝이 납니다.
이 영화는 지금보다 여성 인권이 훨씬 더 존중받지 못했던
1990년대에 여성 캐릭터들이 자신들에게 해를 입히는 남성들을 응징하는 서사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현실에서 델마와 루이스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앞으로 현재에는 여성 인권을 위협하는 요소가 없는지,
우리 모두는 온전한 자유와 권리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항상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해방’이라는 단어조차 필요 없을 정도로 억압 없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출처] [별별기자단 팥빙수] 영화 <델마와 루이스>와 여성인권|작성자 국가인권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