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에서 바라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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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옹호란?
권익옹호란 누군가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고, 권리를 확보하고, 이익을 표현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으로 사회통합, 평등, 사회정의를 증진할 수 있다.
권익옹호 절차
  1. STEP 01 접수

    접수

  2. STEP 02 사정

    사정

  3. STEP 03 옹호계획 수립

    옹호계획 수립

  4. STEP 04 계약

    계약

  5. STEP 05 옹호지원

    옹호지원

  6. STEP 06 종결 및 사후관리

    종결 및 사후관리

권익옹호 기관 안내
권익옹호 기관 안내표
기관명 연락처 홈페이지
국가인권위원회 1331 www.humanrights.go.kr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1644-8295 www.naapd.or.kr
경북장애인권익옹호기관 1644-8295 www.gbaapd.or.kr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 1577-5364 www.15775364.or.kr
상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권익옹호 방법 안내
  • 건의함
    건의함
    위치 : 1F-2F 계단 사이
  • 고객의 소리함
    고객의 소리함
    위치 : 1층 이용인 휴게실
  • 진정함
    진정함
    위치 : 1층 안내실 앞
문의
상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지역사회개발팀 054)534-6933~5
장애인 차별금지법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항 등 각종 인권 침해 사례가 있을 시 본인 또는 당사자와 관계된 분들께서는 즉각적인 신고를 통해 신속한 권리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 바랍니다.

낮은 곳에서 바라본 세상

지역권익옹호팀 0 52

사람들은 종종 페미니스트를 <권력을 향해 질주하는 여자들>로 생각한다. 그러니 두 가지 감정이 공존한다. ‘멋있다’와 ‘혐오한다’. 파워풀한 여성은 멋있지만 권력지향형 인간은 매력이 없다. 페미니즘이 피상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졌지만, 막상 페미니즘을 공부하면 그 내용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페미니즘은 ‘소수자’ 학문이다. 숫자가 적다는 말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힘이 약하다는 의미에서 소수자라는 말이다. 그러니 그들에게 힘내라고, 싸워 이기라고 하고, 권리를 찾으라고 한다. 그들을 체계적으로 차별하는 세상의 규범을 비판한다.

한마디로 페미니즘은 낮은 곳에서 세상을 보고,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응원하는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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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남성을 의미하는 아이콘이 서로 균형을 맞추고 있는 사진이 있다 (출처:게티이미지)


김미령 자립지지 공동체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이 사람은 페미니스트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느 기자는 그를 세상의 위계에 도전하고 거부하는 아나키스트라고 부른다. 그가 권력, 권위 그리고 그것 때문에 억압받고 버림받은 이들을 보듬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가 어떤 삶을 살아가길래 그런 말을 한단 말인가?

그는 연세대학에서 아동교육학을 전공하고 이후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엘리트다. 그는 여성들의 인권 문제를 봐야 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바닥에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믿었다. 페미니스트 이론가 산드라 하딩이 한 말이기도 하다. 필자는 그의 삶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의 언어와 그의 시각은 뭔가 달랐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대체 불가능한 전문가라고?

그를 인사동 주변에서 세 번째 만났을 때다. “아니 최근에 유명한 뇌신경 전문의사가 사고로 죽으니 포털에서 대체 불가한 인물이라고 머리기사에 떴어요. 아니 이 세상에 대체 가능한 인간이 어디 있어요?” 그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김미령 대표는 사람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는 자기 주변의 사람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에겐 이들도 대체불가능한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되새기며 살아온 그다. 그는 성매매 여성들이 살아갈 길을 모색하고, 위기센터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지금 그는 제 밥벌이 이 못하는 성매매 여성들, 그리고 성매매 여성들이 낳아놓고 간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3천여 명의 여성을 지원 상담했고 불면증에 시달리며 그들이 쏟아놓은 넋두리를 기억하며 이 이야기를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했다.




아, 돈을 세고 있으니 선생님이 부럽지 않아요

김미령은 가난을 선택하며 살아온 여성이다. 재벌집 아이들이 줄서서 기다린다는 연대 부설유치원에서 연구원겸 교사로 10여 년을 일을 했다. 자신이 배운 것이 부잣집 아이가 또다시 부자로 잘 살아가는 길을 열어준다고 여겼을까? 그는 약한자에게 힘을 주기 위해 다른 길로 나아갔다. 1998년 양평동에서 성매매 여성 자립을 위한 때밀이 학원을 만들어 운영할 때다. 벌거벗고 때밀이 훈련을 할 때, 여자들은 더는 때도 나오지 않는 벌겋게 부어오른 김대표의 몸에 연습하기도 했다. 김대표는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럴 리가 있을까? 그 정도는 아픔이라고 여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여자들이 돈을 벌기 시작하니 ‘아, 돈을 세고 있으니 선생님이 부럽지 않아요’ 란다. 가난을 선택한 김대표는 그들에게 자본주의에 찌들었다고 비난하지 않았다. ‘저렇게 저들이 돈을 좋아하는데, 돈 버는 걸 막지는 말아야지’라고 말한다. 그는 여자들을 가르치려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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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때밀이 수건 사진이 있다 (출처:게티이미지)


모든 여자가 다 때밀이를 하겠다고 나선 건 아니다. 새벽녘에 일을 끝낸 한 여성에게 그래도 내려가 때밀이 연습을 하자고 권하자 “선생님, 남자들하고 벌거벗고 일을 했는데, 내가 여자들하고도 벌거벗고 일을 하고 싶겠어?” 김대표는 그 이야기가 가슴이 아팠나보다. 그 여자가 그 이후 어떻게 변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옆에서 그냥 함께 살아가고 있다.

같이 살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

김대표는 애초에 성매매 여성들을 인터뷰해서 논문을 쓰려고 하였다. 김대표가 그들을 찾아가는 낮에 그들은 일어나지 못했다. 자기 논문 쓰겠다고 그들을 불러깨우지도 못했다. 그곳에서 일하는 할머니는 주는 물건만 받아먹고 안 친해졌다. 배운 여자 김대표가 아무리 용을 써도 그들과의 거리를 좁힐 수가 없었다. 지금도 성매매 여성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구물은 나오기 어렵다. 만약 접근이라도 하려 하면 ‘날 계몽하지 마라. 날 구제하려 하지 말라’ 고 하는 사람도 있다. 직접 현장체험 연구도 어려우니 겉돌기식 연구물만 나온다.

김대표는 이들과 아예 같이 사는 것을 선택했다. 이들이 낳은 아이들도 키우고, 이들이 살아갈 공간도 마련하며 산다. 김대표는 젊은날 동지로 만난 신학생과 결혼했다. 그는 성공회 사제가 되었고 아들도 하나 낳았다. 나이 오십이 되고 육적인 관계가 아닌 동지로 살아가자며 해혼을 했다. 아이들의 부모로만 남았다. 이러한 선택에는 가족이 필요로 했던 여자들과 아이들에게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2011년에 세상을 떠난 김대표의 어머니는 ‘나는 간호사로 아이들을 받았지만 너는 기르기까지 하니 대단하구나’ 라는 말을 하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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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사진이 있다 (출처:게티이미지)

모든 사람은 여자에게 태어난다

최근에 버려지고 살해당하는 아이들이 이슈화 되면서 보호출산제를 도입하자고 한다. 산모에게 어떤 책임도 묻지 않고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양육하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방향이 아닌 소극적인 대책이다. 출산등록제는 병원에서 태어나는 아이를 지자체에 등록하는 것이다. 등록을 원치 않는 여자들은 혼자 아이를 낳을 것이다. 김대표는 주변에 버려지는 아이들을 만난다. 입양시키지 말라고 부탁하는 어린 18살 소녀, 그에겐 소설 같은 사연이 있다. 이들이 왜 자신의 아이를 버렸는가를 듣지 않고 법을 만들려고 한다. 여자를 잡아들이고 혼내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김대표는 듣고 또 들어주는 삶을 살았지만 이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 것 같다. 그가 만난 여자들, 세상에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주어야 할 것 같다. 필자와 이야기를 하는데 전화가 울린다. 어디냐고 언제 올거냐고 집에서 기다리는 여자들과 아이들이다. 대화도 하기 어려운 그들과 함께 사는 것이 힘들지 않으냐고 묻는 사람도 있단다. 김대표는 자신을 낮추면 그들과 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삶이 가르쳐 준 것이리라. 그에겐 무슨 이야기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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