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 시위가 갖는 여성 인권의 의미
현재 이란에서 ‘히잡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2022년 9월 13일, 이란 테헤란에서 한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체포된 후 의문사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해당 여성이 갑작스러운 심장 마비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이와 달리 그녀가 호송되는 과정에서 몽둥이로 머리를 맞았다는 증언이 쏟아졌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여성 히잡 착용 의무화의 부당함이 거론되기 시작했고, ‘히잡 시위’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히잡을 쓴 여성 - 사진 출처: 픽사베이)
이란에서 만 9세 이상의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해야 합니다.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은 경찰의 단속 대상입니다.
또, 이란 정부는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이 있던 카페나 쇼핑몰에도 벌점을 부여하고
여러 번 적발 시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림으로써 시민에 의한 일상적인 단속이 가능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는 이란 여성들의 옷차림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습니다.
이란 여성들에게는 원하는 장소에서 입고 싶은 옷을 입을 권리가 있는데도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히잡 미착용 단속 과정에서 경찰이 여성을 향해 부당한 폭행을 저지르거나
규율을 어기지 않은 복장임에도 마구잡이로 여성을 체포하는 일이 발생하며 여성들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습니다.
(이란 국기 – 사진 출처: 픽사베이)
히잡은 이란의 강한 이슬람 종교적 색채와 가부장주의를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이란의 여성들은 히잡을 착용할 것을 강제당하며 그들의 몸은 이란 정부가 나타내고자 하는
이란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슬림 정권은 히잡 의무화 정책에 대하여 ‘공공장소에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 말에는 여성을 남성과 다른 존재로, 보호받아야 할 집단으로 보는 시각이 담겨 있습니다.
여성을 남성과 동등하게 보지 않는 차별적 시선을 근거로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번 히잡 시위는 히잡에 담긴 강력한 가부장주의와 여성에 대한 통제를 타파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습니다.
국가에 의해 침해당하던 여성 인권을 되찾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시위자들을 강경 진압하고자 하는 이란 정부에 의해 1만 8210명이 히잡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무력 탄압에도 히잡 시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몇몇 여성들은 히잡을 쓰지 않고 외출하거나 히잡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강한 저항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히잡 시위를 응원해야 합니다.
다른 국가, 이질적인 종교권의 일이고 우리와는 관계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목숨을 걸고 자유를 쟁취하고자 길거리에 나선 이란 여성들을 주목해야 합니다.
국가에 의해 권리가 억압받는 상황에서 여러 사람들의 관심과 연대의 목소리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 깨달아야 합니다.
같은 지구촌 주민이자 함께 인권을 누릴 수 있는 존재라는 동질감으로, 이란 히잡 시위를 향한 따뜻한 응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